현충일인 오늘, 조선일보는 1면에 국립 현충원을 상공에서 내려다 본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우리나라 신문에서는 흔치 않은 각도를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드론이 보편화되면서 항공사진도 흔해졌지만, 저렇게 땅을 완전히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사진은 드물다. 하지만 처음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뉴욕타임즈 1면에 항공사진을 종종 게재하는 유명한 사진작가 빈센트 라포레(Vincent Laforet)가 2002년에 찍은 사진이 그런 구도를 하고 있다. 사실 상공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모습은 라포레라는 이름을 사진계에 널리 알린 시그너쳐...
보수적인 아버지의 국가관을 그대로 이어받고 자란 지도자 ㅂ이 있다. 그런데 그 나라는 역사적으로 대립관계에 있는 이웃 나라와 길고 긴 외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 지역에 큰 이해관계가 있는 미국은 이 두 나라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꾸준히 설득해왔다.문제는 역대 미국의 대통령들은 대부분 그 지역의 역사와 국민감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
지난 해 1월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이상한 특허 하나를 제출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예측배달(anticipatory shipping)’이라는 그 특허는 고객이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도 전에 먼저 배달을 시작해서 고객이 구매 버튼을 누르는 순간 배달이 완료된다는 아이이디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고객이 구매를
길에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을 때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을 만나면 갈등이 생긴다. 빨간불에 길을 건너면 ‘무단횡단’이라는 범법행위다. 하지만 차가 하나도 안 보이는 텅 빈 길을 건넌다고 누구에게 피해가 생기지는 않는다. 우리는 다만 배운대로 신호를 기다릴 뿐이다.인류 역사상 최초의 자동차사고 사망자는 1893년, 런던에서 나왔다. 최고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장 큰 화제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도널드 트럼프의 돌풍이다. 흔히 트럼프를 미국판 허경영으로 취급하고, ‘트럼프 현상’을 미국자본주의의 막장 드라마 정도로 묘사하지만 그런 설명은 젭 부시 캠페인의 부진이 부시가문에 대한 대중의 반감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 만큼이나 잘못된 생각이다. 그렇게 단순한 틀만으로 바라보면
얼마 전 ‘가면 증후군(impostor syndrome)’이라는 말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지금은 아는 체하며 버티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 실력이 다 드러날 것이라는 불안감’을 의미하는 가면 증후군은 현대인들에게 흔하다고 하지만, 여러 분야를 건너다니며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문제다.
프란시스 콜린스는 미국정부의 인간 지놈 프로젝트를 지휘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수장이다. 과학자면서도 기독교의 창조론을 믿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이클 셔머는 유사(類似) 과학지식을 폭로하는 을 창간했다. 신앙을 통해 과학에 접근하려는 콜린스 같은 학자들을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두
겨울이 시작되던 어느 날, 새롭게 만들어진 국립묘지의 헌정식에 두 명의 연사가 초대되었다. 한 사람에겐 2시간, 다른 한 사람에겐 2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엄밀하게 말하면 연사는 한 명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저 인사만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역사는 뒤에 올라온 사람의 2분만을 기억한다. 미국의 존재 목적을 정의했다는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그렇게
이번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독일과 전세계의 자동차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현재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 생각하고 있는 벌금만 180억 달러이고, 법무부에서는 형사처벌을 고려 중이다. 미국 한 나라에서만 그렇다는 이야기고, 폭스바겐이 전세계로 수출한 차량들을 생각하면 비슷한 처벌과 벌금을 전세계 각 나라들에게서 받아야 한다. 과연 회사가 감당
“나이가 많은 과학계의 석학이 어떤 일이 가능하다고 하면 그 예언은 거의 예외 없이 맞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어떤 일이 불가능하다고 하면 그의 말은 틀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 SF소설 작가로 유명한 아서 C. 클라크가 만들어낸 세 가지 법칙 중 첫 번째 법칙이다. 그가 쓴 “예언의 위험”이라는 글에 등장하는 표
남들이 보면 딱 정신병자라고 생각할 일이었다. 그 남자가 어딜 가든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묵직한 박스에는 1990년대 모뎀과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한 손으로 작동하는 키보드와 마우스 따위가 주렁주렁 연결되어 있었고, 왼쪽 눈 앞에는 작은 컴퓨터 스크린이 달려있었다. 게다가 그 모든 장비들에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는 황산이 들어있는 무거운 납 축전지였다. 그
페이스북이 뉴스 사이트 접속에서 구글을 앞질렀다. 뉴스 사이트들의 웹 트래픽을 분석하는 파슬리(Parse.ly)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SNS에서의 접근이 43%로 구글 검색을 통한 유입 38%에 비해 뚜렷하게 많았다. 이를 ‘미국 인터넷 대기업들 사이의 힘겨루기가 그렇답니다’하는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그 소식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는 기자들 사이에서 크고 우렁찬 웃음소리로 유명하다고 한다. 웃음소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의 사진들이 그렇게 밝다. 구글의 이미지 검색을 하면 대개 심각한 얼굴이 올라오는 스티브 잡스와 달리, 베이조스의 이미지 검색결과는 사람 좋게 웃는 얼굴로 가득하다. 잘 알려진 대로 아마존의 로고도
음모론 몇 가지. 1950년대 미국에서는 CIA가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실험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가 하면 미국 정부가 조지아 주에 모기를 풀어서 황열(yellow fever)을 퍼뜨리는 실험을 한다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도 있었고, 샌프란시스코에는 박테리아를 퍼뜨려서 생물학무기를 실험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실리콘 밸리에서는 올해 초부터 한 중국계 여성 CEO에 관한 뉴스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엘렌 파오(Ellen Pao)는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벤처투자회사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바이어(KPCB)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 불이익을 받았다며 지난 2012년 회사를 고소했다.1972년에 설립된 KPCB는 AOL, 아마존, 구글 등
지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임기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 자신이 역점을 둔 법안이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살아남았고, 임기를 1년 반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50퍼센트라는 환상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온갖 언론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런 오바마에게 임기 최악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모르긴 몰라도 2013년 10월 1일을 꼽을 것이다. 지금은 웃으며 회고할 수
“흑인은 피부가 검은 백인이 아니다(Black people are not dark-skinned white people).” 미국의 전설적인 광고맨 톰 버렐(Tom Burrell)이 했던 이 알쏭달쏭한 말은 오늘날 전세계의 모든 온오프라인 광고가 하고 있는 정밀 타겟광고의 서막을 알린 유명한 문구다. 버렐이 그 말을 한 게 1970년대
지난 달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IT업계와 언론계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흥미있어할 논문이 하나 실렸다.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얼마나 사상적으로 다양한 뉴스와 의견을 접하는가(Exposure to ideologically diverse news and opinion on Facebook)'라는 이 논문은 내용도 흥미롭지만 제1저자의 소속기관
치료약도 없고 치사율이 40퍼센트를 넘는 전염병의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한 의사가 대도시 한복판을 활보하면서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다 문득 몸이 아프고 열이 나는 걸 깨닫고, 병을 의심한다. 서둘러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고, 확진을 받는다. 그러자 언론은 거품을 물고 “무개념” 의사라고 몰아세운다. 정치인이나 공무
미디어오늘은 리틀베이클라우드 공동설립자인 박상현씨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박상현 칼럼은 해외 미디어와 스타트업, 소셜 네트워크, 인터넷 서비스 전반에 걸쳐 풍부한 사례에 기반한 인사이트 넘치는 해석과 비평을 쏟아낼 것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찬양할 때 마다 한국의 부모들은 당황한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미국의 교육을